관점을 디자인하자

S

작성 :

발행 :

광주지부

관점을 디자인하자

광주 2기 – 5월 오션
바틀 C : 모난 돌 – 기회규, 김준원, 김혜지, 박상현, 박주영, 황소미

  1. 이전 글 제목
  • pdf down
  • font-size up
  • font-size down
  • line-height up
  • line-height down
  • default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술 작품을 보거나, 악기 연주를 감상할 때, 옷을 고르고 구매해서 입을 때, 심지어 영화를 볼 때 하는 행위와 행위의 기준이 되는 자신만의 관점들은 모두 타인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인간이 공동체적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당연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남들의 영향과 관점에서 벗어나 자신의 고유한 생각과 관점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는 취업을 최대의 목표로 달려가는 요즈음의 소위 ‘5포 세대’에게 스스로 경쟁에서 낙오자가 되는 것과 같은 두려움과 귀찮음과 같은 감정을 불러 일으켜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 ‘사유하기 때문’에 다른 생물과 구분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관점에 의문을 제시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할 때, 우리는 그때부터 비로소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현대 미술?

마크 로스코 전 홍보물

최근 국내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 중 가장 ‘핫’한 전시는 ‘마크 로스코’ 展이다. 지난 3월 23일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이 전시는 전시 56일째인 지난 17일 관람객수 12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하루 평균 2000여명이 다녀간 셈으로 국내에서 인기 있는 인상주의 화가-모네, 드가, 르누아르, 고갱, 고흐 등-의 작품전이 아닌 전시로는 매우 보기 드문 흥행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또한 관련 도서 판매량이 세 배 가량 치솟고, 새로운 책들이 출간되고, 최근 유명 뮤지션이 이 전시를 주제로 음악을 발표했을 만큼 현재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크 로스코는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 작가이다.

추상표현주의는 현대 미술의 가장 대표적인 영역이자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분야 중 하나로, 특히 앞서 언급한 마크 로스코와 바넷 뉴먼, 잭슨 폴록은 20세기 추상표현주의 작품의 대표적 작가 3인으로 꼽힌다. 최근 작품이 487억에 낙찰되어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바넷 뉴먼의 ‘단일성 6(Onement VI)’의 미술 경매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들의 작품은 대부분 현대 미술계에서도 최고가(가치)로 판단되는 작품들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현대 미술, 특히 추상표현주의 사조의 작품들은 일반 대중들에게 ‘나도 이 정도는 하겠다’는 말을 불러일으키는 경향이 있고, 또한 작품들의 가격 역시 천문학적인 규모를 보여주어, 일반 대중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이런 작품들이 평가되고, 가격이 책정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낸다.

그렇다면 과연 현대 미술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현대 미술작품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 미술의 정의

시간상으로 구분하였을 때 20세기 후반의 미술을 현대 미술이라 지칭할 수 있으나, 그 개념과 범위에 대한 명확한 구분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현대 미술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개념은 ‘메이저 경매 회사에서 현대미술품으로 분류해 판매하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고, 동시에 ‘전통적인 미술 작가가 창작한 작품보다 훨씬 많은 첨단 요소를 내포하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현대 미술 작품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

앞서 언급했듯 캔버스를 단일한 색으로 뒤덮거나(‘Black square’, 1915. Kazimir Malevich), 물감을 흩뿌리고, 단일한 색으로 뒤덮은 캔버스에 수직선을 그려놓은 것과 같은 현대 미술 작품들은 대중들에게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동시에 작품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현대 미술 작품이 새로운 미술 사조로써 호평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대상을 묘사하고 그려 넣는 작품의 기존 ‘기능’에서 추상과 함축을 중심으로 하는 ‘의미’로의 관점의 전환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또한 사각형이라는 기존 캔버스가 제공하는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의사의 표현, 관점의 묘사들을 가능할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Black square』 Kazimir Malevich. 1915.

또한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현대미술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여겨진다. 기본적으로 예술 작품은 수요가 많아져도 공급량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는, 제로에 가까운 공급 탄력성을 가졌기 때문에 그 희귀성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높게 평가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럽 재정위기 이후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세계적인 부호들이 주식·외환시장, 부동산 사업에 편중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미술품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특히 기대만큼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지는 못하고, 딜러 커미션, 경매회사 커미션, 보험료와 보관료, 부가가치세, 그리고 판매자의 경우 자본 취득세까지 내야 하는 등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바로 미술품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이익의 측면과 작품을 소유함으로써 얻는 심리적 만족도가 합쳐져 현대 미술이 경제적으로 높게 평가 받고, 동시에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거래되는 이유를 완성 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 미술이 끼친 영향

캔버스를 검은 물감으로 가득 채워 완성한 작품이 있다. 이는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작품 (‘Black square’, 1915)으로, 그는 절대주의에 입각해 추상회화를 가장 극단적인 형태까지 끌고 감으로써 예술을 향유로서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서 인지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단순한 형태의 작품은 1960년대 미니멀리즘 탄생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는 스티브 잡스가 IT 기기에 미니멀리즘을 가장 잘 녹여냈다고 평가받는 애플社의 제품을 디자인할 때 큰 영향을 끼쳤다.

거리 악사 실험

우리는 연주자의 장소와 옷차림 등에 구애받지 않고, 순수하게 그의 음악만으로 그를 구별하고, 판단할 수 있을까?

지난 2007년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과 어떤 실험을 시도한다. 워싱턴DC의 지하철 역 가운데 가장 붐비는 랑팡 플라자에서 그를 세워놓고 그의 350만 달러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해 보도록 하자는 시도였다. 콘서트홀에서 턱시도를 입은 채 청중 앞에 선 그의 연주를 들으려면 평균 100달러는 내야 한다. 그렇다면 이때 그가 콘서트홀이 아닌 지하철에서, 허름한 옷을 입은 채로 콘서트홀과 동일한 곡을 연주하고 있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명품 연주자의 음악을 알아들을 것인지에 대한 의도에서 진행된 실험이었다.

실험 결과 그가 45분간 연주하며 벌어들인 수익은 총 32달러. 우리 돈으로 약 3만 5천원 정도였다. 또한 돈을 떠나, 그가 45분간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동안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에 귀를 기울인 사람은 고작 7명뿐이었다.

“Stop and Hear the Music” (조슈아 벨 거리악사실험 영상) – Youtube

이후 이 실험과 동일한 실험이 우리나라에서도 펼쳐졌다. 국내 정상급 연주자인 피호영 교수가 허름한 복장으로 거리의 악사처럼 위장한 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지하에서 연주했던 실험이 그것이었다.

더군다나 한국의 피호영 교수가 이 깜짝 실험에서 사용한 바이올린 자체는 조슈아 벨의 악기보다 2배가량 비싼 70억 원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적은 돈과, 적은 구경 인원을 보여주었다.

겉모습이 우리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

사람들에게 사전 정보 없이 기름때가 묻은 채로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장비를 들고 있는 남자와 온몸이 문신으로 덮인 채 손에는 총을 들고 서있는 남자의 사진을 보여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겉모습을 보고 그들을 인식한다. 즉, 그들을 사회 하류 계층의 구성 일원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금 그들의 원래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동시에 정장을 차려입은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그 때부터 그들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한다.

관점의 함몰

Trend Setter와 Follower

2006년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상식장에서 배우 류승범은 당시 워스트 드레서로 등극했다. 그의 옷차림이 당시 트렌드에 비해 너무나도 뜬금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4년 후, 그의 옷차림은 2010년 S/S 트렌드가 되어 패션계를 휩쓴다.

우리는 시기와 무관하게 길거리에서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소위 ‘후천적 쌍둥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런 현상은 모두가 특정 시기에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을 비슷한 시기에 구매해 입고 다니기 때문에 벌어진다.

이때 류승범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을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라 부른다. 이는 ‘의식주와 관련한 각종 유행을 창조, 수호, 대중화하는 사람 혹은 기업’을 일컫는 말로 후천적 쌍둥이라 이름 붙여지는 대부분의 유행 추종자, 절대 다수의 대중, 즉 팔로워(Follower)와 명확하게 대비되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이때 유행이란 무엇일까?

유행의 정의

유행이란 ‘일시적인 다소 짧은 시간 내에 사회 구성원들에게 전파되는 행동 성향’이라는 정의를 가진다. 이는 흰 셔츠와 검은 슬랙스, 신발 버켄스탁과 같은 샌들, 한 주류회사에서 내놓은 과일향 소주 ‘순하리’와 ‘좋은 데이’, 그리고 전국적인 과자 생산 판도와 농작물 경작 및 수입 현황, 작물 가격까지 변화시킨 과자 ‘허니버터칩’과 같은 여러 아이템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사람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일상적인 예시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유행 내부에 존재하는 두 가지 대립적 심리 효과

흥미롭게도 이러한 유행의 내부에는 서로 대립되는 두 가지 심리 효과가 존재한다. 이는 각각 ‘동조 심리’와 ‘차별화 심리’로 바꿔 말해 ‘밴드 왜건 효과(Band Wagon Effect)’와 ‘스놉 효과(Snob Effect)’로 설명할 수 있다.

밴드 왜건 효과 (Band Wagon Effect)

군중 심리의 대표적인 예로 밴드 왜건 효과가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s://goo.gl/RpvXAm)

밴드 왜건 효과는 유행에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려는 심리가 소비 행위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정의할 수 있다. 또 다른 말로 편승효과, 즉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과 같은 군중 심리를 잘 표현된 용어이다.

이는 미국의 하비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 1922∼1994)이 1950년에 발표한 네트워크효과(network effect)의 일종으로, 서부개척시대의 역마차 밴드왜건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밴드왜건은 악대를 선두에 세우고 다니는 운송수단으로 요란한 음악을 연주하여 사람들을 모았으며, 금광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몰려가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현상을 기업에서는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활용하고, 정치계에서는 특정 유력 후보를 위한 선전용으로 활용한다.

스놉 효과(Snob Effect)

스놉 효과란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게 되면 그 제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이라 정의할 수 있다. 앞서 밴드 왜건 효과를 발표했던 미국의 하비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이 1950년 발표한 이론으로, 스놉효과는 네트워크효과(Network effect; 다른 사람들의 수요가 특정 제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개개인의 의사결정은 남과 다른 자신만의 주관이나 개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내려지기 때문에 동시에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하는 제품에 대한 구매 의도는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기능

최근 사회 전반에 ‘빅데이터(Big Data)’라는 용어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는 과거 아날로그 환경에서 생성되던 데이터에 비해 그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 주기도 짧고, 수치 데이터뿐만 아닌 문자, 영상 데이터를 모두 포함하는 형태의 대규모 데이터를 일컫는 용어이다.

PC와 인터넷, 모바일 기기 이용이 생활화되면서 사람들이 도처에 남긴 발자국(데이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정용찬, 2012a), 동시에 디지털 경제의 확산됨으로써 우리 주변에는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생산되는 ‘빅데이터’ 환경이 도래하고 있다.

SNS 역시 이러한 빅데이터의 일종으로, 흔히 ‘SNS 홍수’라고 언급 될 만큼 SNS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우리의 일상은 더욱 노출되고, 개인과 개인 간 관계는 더욱 밀접해졌다. 이때 SNS는 우리의 관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접근성 자체를 높이는 기능을 수행하여, 개인이 밴드 왜건 효과와 같은 집단 사고에 보다 쉽게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타인이 추구하는 개성 역시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영화 평가 – 대중과 평론가

21세기 들어 한국 대중문화의 대표로 자리 잡고 있는 영화는 평가들을 공통으로 분류할 수 있는 특정 패턴을 보이지 않는 불규칙 패턴 분야의 대표 사례이다.

개별 문화 매체에 대한 평가는 보통 우리의 주변에서도 나이, 성별, 계층 등의 수많은 변수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긴 하나, 특히 영화 분야는 평론가와 대중의 평이 대부분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특이한 모습을 나타낸다. 자료에서 예시한 2006년 개봉작 영화 ‘해바라기’의 경우 네티즌 평가는 9.21을 보인 반면 기자·평론가 평점은 5.50을 기록해 3.71이라는 큰 수치 차이를 보인다.

국적 변인은 대중과 평론가 모두에게 영화 평가 시 크게 작용하지 않는 변인이다. 그러나 대중은 한국 국적의 영화가 아닌 영화이면서 주연 배우 수상 영화 및 흥행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일수록 평가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비교적 높은 배우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를 기반으로 영화를 평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평론가들은 대중과 달리 영화의 수상여부를 영화 평가 핵심 기준으로 활용하는데, 특히 작품상, 주연 배우 수상, 감독 수상 등과 다양한 변인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영화를 판단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바와 같은 대중-평론가 간 평가 간극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은희·전범수, 2008)

또한, 영화를 선택함에 있어 51.5%에 이르는 다른 관객의 평가가 영향을 미친다고 보여주는 조사 결과를 통해 대중은 영화를 선택하고, 평가함에 있어 외부적 요인에 보다 큰 영향을 받고, 평론가는 영화의 선택과 평가에 있어 (직업적인 특수성도 물론 간과할 순 없겠으나) 자신만의 기준과 관점과 같은 내부적 요인에 보다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평점 차이 같은 간극이 나타난다고 말할 수 있다.

결론

현재의 우리에겐 ‘나 자신의 고유한 생각’을 갖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그리고 이러한 시간을 가져보려 노력하는 행위 그 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취업이 최고의 목표이고, 그것을 위해 자격증, 공인 어학 시험 점수와 같은 객관적 스펙 획득을 추구하는 흔히 말하는 5포 세대, 즉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채로 살아가는 (혹은 그저 하루하루 버텨가는) 요즈음의 세대에게 남들과 다른 나의 생각, 남들과 다른 관점 나의 관점만을 가져라, 고 강요하는 것은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스스로 경쟁에서 도태되어라, 는 말을 강요하는 것과 똑같은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타인의 영향과 그 영향을 통해 변화하는 나의 관점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과거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사회적(폴리스)적 동물(Zoion politikon)’이라 정의 내렸다. 다른 생물과 달리 인간은 언어를 사용해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행위를 수행하는 특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미술 작품을 볼 때, 악기 연주를 감상할 때, 옷을 고르고 구매해서 입을 때, 심지어 영화를 볼 때조차도 타인의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작게는 가정부터 국가, 더 나아가 사회에 이르기까지 특정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존재함으로써 우리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이는 앞서 설명한 예시들과도 연관됨과 동시에 곧 우리의 모든 행위와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것, ‘나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개개인의 관점 및 인지 자체가 사실 주위의 수많은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가 공동체적 특성을 지닌 개체인 이상 개인의 관점 형성에 있어 주변의 영향을 완벽하게 배재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나 ‘100%’ 남들과 같은 생각, 100% 남들과 같은 관점‘만’을 갖기 위해 노력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동시에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남들과 다르게 보는 자신만의 관점을 갖추려 노력해야 한다.

『Composition VII』 Wassily Kandinsky . 1913.

앞서 말했듯 인간이 다른 생물들과 구분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은 공동체적 행위에 영향을 받고, 또 그러한 공동체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회적 동물’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사유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나 자신에 대해서, 또 나 자신만의 관점과 생각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내가 인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인지의 본질 자체, 즉 메타 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 모두 귀찮은 행위로 이해될 수 있고, 개인의 사회적 성공 추구에 있어 시간을 뺏어가기만 하는 장애물과 같은 행위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최소한 한번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어떤 생각과 관점을 가진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해보아야만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때부터 비로소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open

참고자료

  1. 도널드 톰슨. 김민주/송희령 역. 『은밀한 갤러리』. 리더스북. 2010.
  2. 우노 시게키. 신정원 역. 『서양 정치사상사 산책』. 고유서가. 2014.
  3. 오은희·전범수. “네티즌과 영화 평론가의 영화 평가 결정 요인 비교(Determinants of Film Critics between Online Users and Professional Reviewers )” 한국방송학보 제22집 제6호, 한국방송학회 : 267-289. 2008
  4. Gene Weingarten. “Pearls Before Breakfast: Can one of the nation’s great musicians cut through the fog of a D.C. rush hour? Let’s find out.” The Washington Post, 2007년 4월 8일. 마지막 접속 2015년 5월 29일. http://www.washingtonpost.com/lifestyle/magazine/pearls-before-breakfast-can-one-of-the-nations-great-musicians-cut-through-the-fog-of-a-dc-rush-hour-lets-find-out/2014/09/23/8a6d46da-4331-11e4-b47c-f5889e061e5f_story.html
  5. 김경갑. “세계 그림시장 치열한 ‘쩐의 전쟁’…슈퍼리치 올 경매에 20조원 베팅” 한국경제, 2015년 5월 15일. 2015년 5월 29일.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51421601
  6. 고재연·선한결. “물감처럼 번지는 ‘로스코 신드롬” 한국경제, 2015년 5월 20일. 마지막 접속 2015년 5월 29일.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51956651
  7. 유이나. “[컬처 & 라이프] 조슈아 벨의 ‘명품 연주’가 온다” LA 중앙일보, 2014년 3월 6일. 2015년 5월 29일.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2380814
  8. 이장직·이병구. “70억원짜리 길거리 연주 … 아무도 몰랐다” 중앙일보, 2007년 5월 6일. 2015년 5월 29일.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718441
  9. 황재하. “487억 낙찰, 바넷 뉴먼 추상화 ‘어떻길래‘” 머니투데이, 2013년 5월 15일. 2015년 5월 29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8&aid=0003048734
  10. “Doopedia” 마지막 접속 2015년 5월 29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91598&cid=40942&categoryId=34392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26685&cid=40942&categoryId=31812
  11. “마크 로스코 전시회 공식 홈페이지” 마지막 접속 5월 29일. http://www.markrothko.co.kr/
  12. “매경닷컴” 마지막 접속 2015년 5월 29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793&cid=43659&categoryId=43659
  13. “[미술경매] 미술경매와 경제학 원리” 마지막 접속 2015년 5월 29일. http://blog.naver.com/happykdic/220336363050
  14. “빅데이터 정의 네이버 캐스트. 자료 제공 커뮤니케이션 북스” 마지막 접속 2015년 5월 29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691554&cid=42171&categoryId=42183
    http://www.eeel.net
  15. “[소비의 심리학] 친구가 사면 나도 사고 싶다. 유행과 따라쟁이 소비심리 네이버 캐스트” 마지막 접속 5월 29일.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99&contents_id=20174
  16. “연보랏빛 안개 No.1 잭슨플록 네이버 캐스트” 마지막 접속 5월 29일.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50&contents_id=4996
  17. “[특집] 맥스무비-조선일보 공동설문 ⑤ 네티즌 평점, 전문가 평점보다 큰 영향력” 마지막 접속 5월 29일. http://news.maxmovie.com/movie_info/sha_news_view.asp?newsType=&page=&contain=&keyword=&mi_id=MI0092395191
  18. “현대미술의 시대정신” 마지막 접속 2015년 5월 29일. http://rami-project.com
  19. “Stop and Hear the Music” (조슈아 벨 거리악사실험 영상) Youtube, 2007년 4월 10일. 마지막 접속 2015년 5월 29일. https://www.youtube.com/watch?v=hnOPu0_YWhw&feature=youtu.be

댓글 남기기